방주교회 파행사태, 교회 운영 전면 중단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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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방주교회 특성이미지

방주교회 운영 파행, 전면 폐쇄
-재단 방주, 교회 운영 중단 결정
-임 목사, “ 교회의 본질 모르는 재단의 무지함에 참담하다. ”

방주001▲법원이 임장원 담임목사 해임무효 판결을 내리자 재단 방주는 교회를 폐쇄한다며 펼침막을 펴놓고 교인들의 교회 출입을 막았다. (임장원 목사 제공)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방주교회는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제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09년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교포인 ‘이타미 준’이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방주교회를 설계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관광 필수코스로 인기를 받던 방주교회는 지난 한 주, 관광은 물론 예배를 드리는 것도 불가한 상태였다. 방주교회를 운영하는 재단 방주 측은 교회 입구에 출입을 막는 펼침막을 통해 ‘폐쇄’를 공지했다.

방주1▲8월 29일, 재단법인 방주가 제주 방주교회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고문. (현재는 재단 측의 교회 운영 중단에 대한 내용과 이유가 게재 되어있다.)

방주002▲현재 제주 방주교회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펼침막.

재단법인 방주 측은 홈페이지와 교회 입구에 설치한 펼침막을 통해 “전(前) 담임목사가 제기한 법적 소송으로 교회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폐쇄하며 출입을 금한다” 고 알렸다. 재단법인 방주 관계자는 3일,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회 운영 전면 중단이다. 당분간 교회 운영은 물론 관광도 중단이다. 언제 다시 운영을 시작할지는 아직 모른다. 무기한 연기다. 교회 운영 재개 시기는 하나님만 아실 것.” 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제주 방주교회에 이와 같은 파행 사태는 지난 2017년 10월, 재단이 당시 담임목사를 해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17년 10월 31일, 방주교회를 운영하는 재단 이사회는 당시 담임 목사였던 ‘임장원’ 목사를 해임 통보했다. 해임사유는 다음과 같다. <▲예배 집례 해태, ▲목회자 업무 해태, ▲목회자의 그릇된 언행, ▲재단 운영 목적에 위배된 행위>. 이에 임 목사와 해임에 반발하는 교인들은 해임 사유가 부당하다며 담임목사의 임시지위보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 결과, 법원은 1심에서 재단의 손을 들어줬으나 최근 2심 재판에서는 재단 측의 임 목사에 대한 해임이 무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심을 진행한 광주고등법원 제주1민사부는 “임 목사의 해임 통보는 효력이 없으며 이에 따라 재단 측은 임 목사에게 담임목사의 지위보전을 계속해줘야 할 것.” 이라며 1심의 기각 판결을 뒤집었다.

이후 재단 측은 2심의 결과에 불복해 재항고를 법원에 제소했다. 이와 함께 8월 29일부로 교회운영을 중단할 것을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28일, 재단은 교회운영위원회 앞으로 교회 운영 중단에 관한 공문을 보냈다. 재단에서 보낸 공문내용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운영위원회에 위임한 교회의 운영권을 회수한다 ▲방주교회 무상임대계약을 해지한다>. 이에 임 목사는 “두 가지 사실 모두 재단의 운영규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2번 항은 민법까지 적용하여 자신들의 취지가 법적으로 타당함을 주장하고 있는 것” 이라며 재단 측이 보낸 공문 내용에 반발했다.

 한편, 재단법인 방주는 지난 8월 29일, 제주 방주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 이어 9월 7일에 또다시 공지문을 게재했다. 공지문에는 재단 측이 교회 운영 중단을 내리기까지의 과정과 해임의 사유, 재단의 입장을 정리한 내용이 들어있다.

방주교회 공문내용

▲재단법인 방주가 제주 방주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 (http://www.bangjuchurch.org/)

재단 측은 이 공지문을 통해 “방주교회는 재단이 설립하여 재단이 운영하는 교회이다. 승소이후 임 목사가 요구하는 <▲재단에 관계된 교인은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배제 한다. ▲헌금은 독자적인 회계가 운영되도록 할 것이다. ▲재단 소유의 건물 열쇠 및 차량 열쇠요구> 등의 제안은 그릇된 의도가 있다. 이에 책임을 통감하며 아울러 재단 재산을 탈취하려는 어떠한 세력과도 당당히 맞서 대처 할 것이다.” 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임 목사는 ‘이번주 부터 일반 관광객들에게 교회가 개방되었다’고 전했다. 이는 재단이 8월 29일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 ‘방주교회 내외부 전면 중단’ 내용과는 다른 사실이었다. 이에 재단 사무국 관계자는 12일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관광객들의 요청 때문에 일부만 개방한 것일 뿐, 앞으로 재단 측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홈페이지를 통해 객관적인 반박 자료들을 게재할 예정이다.” 라며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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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방주교회 홈페이지, 재단 측은 8월 29일에 공지했던 ‘내외부 개방 전면중단’ 을 철회했다. 팝업 창에는 방문객의 요청에 의하여 다시 개방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교회 폐쇄이후, 임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이 게시글을 통해 “화도 내지 마시고, 흥분도 하지 마십시오. (중략) 대신 함께 울어주시기 바랍니다.” 라며 성도들에게 심경을 전했다.

방주003▲ 지난 주일이었던 9월 3일,  교회 부근에 펼쳐져 있는 현수막.

법원에 해임 무효 판결에도 불구하고 재단 측에서 일방적으로 교회를 폐쇄했다. 승소 이후 첫 예배는 안타깝게도 방주교회 예배당 안에서 드려지지 못했다. 임 목사와 교인들은 방주교회 근처 계단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다. 현재 임 목사의 해임 통보가 부당하다고 판단, 임 목사와 함께 뜻을 모으고 있는 교인들은 어린이를 포함해 약 70여명 정도다.

▲ (영상)계단에서 예배를 드리는 방주교회 교인들의 모습.

임 목사는 전도사닷컴과의 통화에서 “ 앞으로 몇 주간은 교회 외부의 계단 쪽에서 주일예배를 드릴 것. 그 후로도 지속적으로 몇 번씩, 주일날 교회 앞에서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재단 측이 재판결과를 불복한 행태에 대해 계속해서 저항 의사 표시를 할 것.” 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제주 방주교회가 빠른 시일 내에 파행 국면을 수습하고 만인이 기도드릴 수 있는 예배당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나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공동체로서의 교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송 기자(minswood@littles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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